
첫 데이트만큼 떨리는 순간이
인생에서 또 있을까요?
만나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옷은 또 어떻게 입어야 하는지
고민이 너무너무 많죠
혹시 아직 고민 중이라면
그런 당신에게 추천합니다
부산 전포동
"바이닐하우스"
올해 초에 전포에 새 청음 카페가 생겼다고 해서
벼르고 벼르다가
마침 여자친구와 전포에서 놀기로 해서
마음을 먹고 바이닐하우스에 방문했어요
다녀와서 느꼈는데
막 사귀기 시작한 풋풋한 커플한테
딱인 것 같아요
왜 그런지 설명해 드릴게요

서면 쪽에서 횡단보도를 건너서 전포로 쭉 올라오면 되는데
가게가 2층에 있어서
한참 헤맸어요

계단을 타고 2층으로 올라가면
쨘
이런 뷰가 나와요
카운터로 가면 직원분이 메뉴와 이용 방법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세요
저희는 2명에서 음료와 청음 이용을 합쳐서
3만 원가량 나왔어요
커피나 탄산, 하이볼도 있어서 선택지가 다양했어요
팝콘도 추가로 계속 제공되구요
이용시간 자체는 무제한이어서
있고 싶은 만큼 편안히 있다가 가면 되는 거였어요

계산을 하면 할 게 두 가지 생겨요
1. 자리 정하기
2. LP 가져오기
(+ 여성분들 치마 입으셨으면 담요를 달라고 하세요)
(+ 소파가 낮거든요)
자리는 창가 쪽이 분위기가 더 좋고
사진도 이쁘게 나올 것 같았어요
벽을 따라서 LP가 쭉 전시되어 있어요
그중에 하나를 골라서 자리에 앉으면 돼요
그러는 중에 자연스럽게
음악 취향이나 이 노래는 어땠다
이런 소소한 얘기를 하면 어떨까요?

앉으면 책상에 이렇게 생긴 턴테이블과 헤드셋이 있어요
둘 다 오디오 테크니카 제품인데요
오디오 테크니카 블루투스 헤드폰 사용자로서 말씀드리자면
엄청 하이엔드는 아닌데 적당히 만족스러운 사운드를 제공해 줘요
머랄까
후회는 안 시키는 국밥 같은 느낌?
여기에 설치된 장비도 비슷한 느낌이었어요
(+ 저희는 처음에는 쳇 베이커의 재즈 음반을 골랐어요)

기다리고 있으면 직원분이 음료를 가져다주시면서
주의사항을 말씀해 주세요
맨손으로 LP를 만지면 음질에 손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꼭 전용 커프를 이용해서 LP를 취급해야 해요

조심스럽게 내려놓고 버튼을 누르면
바늘이 기계팔처럼 움직여서 LP 위에 안착하고
서서히 LP가 회전하면서
헤드셋을 통해 음악이 흘러나와요
사실 저는 LP와 턴테이블 자체가 처음이라
음악이 재생되는 걸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신기했어요
조금 옛날 사람이 된 기분도 들었구요
이건 좀 귀여운데
LP 특유의 사운드인지는 모르겠는데
톡.톡.
이런 소리가 음악에 섞여서 들려요
음악을 듣는 장소긴 하지만
어쨌든 카페라서 인지
말하는 게 아예 금지는 아니었어요
옆에 사람들도 귀에 대고
소곤소곤
말하더라구요
오히려 스킨십을 할 기회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다만 아쉬웠던 건
LP의 종류가 생각보다 적었어요
그래서 음악을 딥하게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부족하다고 생각할지도 몰라요
그런 면에서 온전히 음악에 집중된 곳이 있는데
전포에 "잔향실"이라는 곳이에요
조만간 들르지 싶은데 가게 되면
꼭 소개해드리고 싶어요
그래도 "바이닐하우스"는 장점도 명확하고 나름의 매력이 있었어요
특히
아직은 조금 어색할 수도 있는
사귄 지 얼마 안 된 커플이 오기에 제격인 곳이었어요
LP와 턴테이블이라는 명확한 콘텐츠가 있으니까요
음악을 고르는 것부터
음악이 재생되는 과정
옛 정취
차가운 음료까지 즐길 수 있는
부산 전포동의
"바이닐하우스"였습니다